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꿈일기

[꿈일기] 태풍이 온 날 교실 안의 우리

by 콘칩냠냠 2022. 12. 12.

 

 

오랜만에 꿈 일기인 것 같지만 그동안 꿈은 매일 꾸는데 기억을 못 해서 못 적었다.

꿈일기 적으려고 하니 오히려 꿈이 더 기억 안 나고 날아가는 기분이다.

오늘 꿈도 날아가려고 하는데 간신히 붙잡았다.

그래서 길게는 기억이 안나고 떠오르는 부분만 적어본다.

 


고등학생쯤 되어보이는 학생들이 교실에 앉아있다.

나도 그 학생 중에 한 명이다.

 

 

내 자리는 뒤에서 세 번째 줄 정도 되는 것 같다.

새로 오신 남자 선생님이 수업을 하고 있었다.

과목은 사회였던 것 같다.

 

나이는 40대 중후반처럼 보였고 얼굴이 나이치고 귀엽게 생긴 상이었다.

머리카락이 곱슬인데 매직을 한 건지 직모인데 파마를 한건지 반반 섞여있고,

자연갈색으로 전체 염색을 했는데 중간중간 머리가 하얗게 센 부분이 보였다.

 

선생님은 내 앞자리 친구의 책상 옆에 쪼그려 앉아 조잘조잘 말하고 있었는데

난 선생님의 머리카락을 보면서 한번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

나도 모르게 손이 뻗어나가서 머리카락에 닿을 뻔했다.

(머리카락이 마치 푸들 같기도, 핑크 뮬리 같기도 한 것이 만져보고 싶게 생겼다.)

 

 

갑자기 날씨가 심상치 않아졌다.

태풍이 오고 있다고 누군가가 전해왔다.

그때까지는 반 아이들이 어떤 반응들을 보이지는 않았다.

태풍이 오는 게 뭐?라는 반응이었다.

 

그런데 태풍이 점점 거세어지고 결국 수업을 중단하고 귀가하라는 학교의 조치가 내려졌다.

체육관인지 운동장인지 그곳으로 집합하면 교사의 인솔 하에 귀가를 시켜준다 했다.

 

그리고 (이게 갑자기 왜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) 집합 전

각자 눈에 보이도록 크게 번호를 적어서 들고 오라고 했다.

(아마 귀가 도중 이탈자 확인을 쉽게 하기 위해 그런 것 같다.)

 

 

교실에서 우리는 스케치북을 한 장씩 찢어서 각자 번호를 그리는데

반 아이들이 태풍의 심각성을 못 느끼는지

번호만 그리는 게 아니라 장난스러운 그림도 그렸다.

 

어찌 되었든 번호만 보이면 되니 나는 머리 위로 들어보라고 말했다.

쭉 확인해보고 눈에 잘 안 띄게 그린 사람에게는 더 잘 보이게 그리라고 말해줬다.

(견고딕 글씨체에 크게 그린 사람이 있고, 매직펜으로 작게 숫자만 쓴 사람도 있었다.)

 

 

나는 옆 교실의 상황이나 분위기는 어떤지 복도를 왔다 갔다 하며 복도 창문 너머로 관찰했다.

옆 교실도 번호를 그리며 분주하다가 이내 집합 장소로 갔는지 양 옆 교실이 비었다.

 

그때 긴 머리의 여자 선생님이 들어와서는 교실에 남아있는 우리에게 뭐라 뭐라 말했다.

태풍의 강도에 따라 남아있는 우리들이 귀가조치가 될 수도 안될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.

내 생각인지 반 아이 중 누군가의 생각인지 '이럴 거면 아까 진작에 갈걸..'이라고 했다.


이게 내가 기억하는 오늘 꿈의 전부다.

결말은 못 봤지만 다들 무사히 집에 돌아갔길 바란다.

 

오늘의 꿈 일기 끝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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